밴드소개 - くるり(쿠루리)

쿠루리의 멤버
쿠루리는 일본 쿄토 출신의 인디밴드로, 현재 정규 멤버라고는 단 두 명, 보컬과 기타의 키시다 시게루 (이 사람이 작사작곡도 거의 다 합니다)와 베이스의 사토 마사시 뿐인데요,  이 두 명에 드러머 모리 노부유키까지 합쳐 3인 인디밴드로 첫출발을 한 것이 1996년, 그들이 쿄토의 한 대학교 음악 동아리에서 만났을 때 입니다. 정식 결성을 하게된 근본적인 계기는 10만엔이라는 상금이 걸려있던 아마추어밴드 콘테스트에 나가기 위해서였다고 하는데, 당당히 우승해서 10만엔 받고, 뒷풀이랑 파칭꼬로 탕진하셨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사진의 왼쪽이 키시다 시게루, 오른쪽이 사토 마사시이고 가운데는 나중에 합류한 오오무라 탁신)

쿠루리의 시작
그 이후로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며 몇 장인가의 싱글을 내고, 98년에 빅터와의 계약, 첫 앨범 사요나라 스트레인저(さよならストレインジャー)를 발표하며 성공적으로 메이저 데뷔를 치루게 됩니다."3일만에 대박감량! 경이로운 버섯파워!"라는 제목으로-_- 앨범 발매 한 달만에 시작한 단독전국투어가 전회 매진되었고 그해에 바로 후지록 페스티벌과 여타 대형음악축제에 초정되며 쿠루리란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쿠루리
그런 쿠루리가 우리나라에 가장 직접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아마도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엔딩 크레딧에서 흐르는 "하이웨이"를 듣으며 알 수 없는 착잡함과 쓸쓸함에 쉽게 자리를 뜰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04년도에 조제가 의외의 선전으로 연장상영이 계속 되었을 때, 책과 사운드트랙을
팩키지로 파는 이벤트도 있었지요. 거의 70% 지를 뻔 하다가 참았던 기억-_-
** 하이웨이 싱글은 그들이 낸 싱글앨범 중 5번째로 많이 팔렸습니다.


영화의 선전 덕분인지, 쿠루리의 앨범이 속속 한국에도 수입되기 시작하였고 지금은 조제의 사운드트랙 외에도 안테나(2004)와 NIKKI(2005), 그리고 베스트앨범이 들어와 있지만 국내에서 쿠루리의 인지도는 매우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음악이 정식으로 들어오고는 있지만 어지간한 메이저레이블, 혹은 라운지/시부야케의 말랑말랑한, 스타일의 음반들이 아니고서는 수입도 공연도 기대하기 어려운 국내음반시장의 상황적인 문제도 있고 국내 Jpop리스너들 중 많은 수가 애니나 드라마의 사운드트랙을 통해서 새 밴드를 접하는 경우가 많지요(ex. 레미오로멘, 아지깡). 쿠루리도 오렌지 데이즈라는 드라마에 곡이 들어가면서 조금 알려지기 시작했지요.

쿠루리의 음악
조제를 보셨다면 알겠지만 굳이 화려함을 추구하지 않는, 큰 기교 부리지 않고 듣기편한안 음악이 그들의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둔한 느낌의 느릿한 기타 사운드와 동네아저씨 삘나는 시게루의 보컬이 합체한 것이 오히려 그들만의 특징이 되었다고나 할까요. 그런 그들의 앨범 중에서 조금 독특하다 할 TEAM ROCK(2001)은 기본적으로 인디기타팝이라고 할 수 있는 쿠루리의 스타일에서 많이 벗어나있는 앨범인데, 이와같이 뿅뿅사운드가 좀 들어가있어서 그나마 라이브 할 때 관객들이 좀 발을 구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실험작이지요.

작년 여름에 일본에 갔을 때 롤링스톤 일본판이 나오고 있어서 한 번 들여다 봤었는데요, 마침 일본 락음악 100대명반이라는 특집기획이 실려있었고 쿠루리는 TEAM ROCK으로 90몇 위에 이름을 올렸더군요. 갑자기 일렉트로니카를 섞게 된 것은 당시 일본에서 대히트를 쳤던 다프트 펑크의 영향이라고 합니다.

* 쿠루리가 첫 언더앨범을 발매한 1997년에는 아오모리의 수퍼카, 후쿠오카 출신의
넘버 걸, 토쿄의 나카무라 카즈요시가 데뷔, 일본 록음악을 이끌 새로운 세대의
밴드라는 평을 받았고, "97세대"라는 별칭까지 붙었다고 합니다. TEAM ROCK에서
갑자기 일렉트로가 들어간 이유도 수퍼카(슈게이징/일렉트로)와 서로 영향을 주거니
받거니 했기 때문이란 얘기도 들은 적이 있군요




http://www.youtube.com/watch?v=nO4IKwNR-bE
TEAM ROCK에 수록된 Wondervogel인데 쿠루리와 넘버걸의 무카이 슈토쿠가
함께 무대에 오르니 관객들의 반응이 엄청나군요.


TEAM ROCK 이후로도 한동안 일렉트로팝/락적인 부분이 많이 들어간 곡들을 발표하다가 6번째 정규앨범인 NIKKI에서 다시 그들 본연의 어쿠스틱한 사운드를 중심으로 지금까지 익혀온 여러 장르적 요소들이 가미된 음악을 선보였습니다. 이번에 새로 나온 Jubilee같은 곡도 또 같은 선상에서 더욱 세련되어진 것이, 여러방면에 걸친 그들의 음악적 시도와 성장을 엿볼 수 있는 거 같습니다.

TEAM ROCK(2001)과 안테나(2004)의 앨범표지

쿠루리의 가사
제 개인적은 평가이지만, 쿠루리의 가사는 "맥없는 투덜거림"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풍기는 거 같습니다. 별다른 재주도 가진 것도 없는 화자가 이런저런 자신의 환경이랄까 상황이랄까에 대해 의욕없이 불만을 내뱉는다거나, 반쯤 눈을 감은 채 웅얼대기 좋은 가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내릴 곳을 지나쳐버린 버스 막차 이젠 너를 만날 수 없어/그렇게 다가갔거늘
점점 멀어져만 가/그래도 이렇게 가슴이 아픈 것은/어떤 꽃에 비교하면 좋을까
ばらの花(장미의 꽃)/TEAM ROCK
-잊지 말아줘 언제까지고/동쪽 하늘, 비행기의 자취/따라가면 이어지려나/
마음을 볼 수 있을까/baby I love you baby I love you baby I love
BABY I LOVE YOU/NIKKI
-전부 나중으로 미뤄버려 용기 같은 거 필요없지/내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 따위
한 개도 없어/손을 놓아볼까나/차가운 꽃이 흘러내릴 것 같아
-ハイウェイ(하이웨이)/조제 사운드 트랙

이런 식이지요. 밝은 곡들도 있긴 하지만 어쩐지 통일된 이미지로서는 조금 힘이 빠진, 축 처진 상태에서 내뱉는 이야기들이라는 인상이지요. 그들 스스로도 Wondervogel 에서 "기억의 노래, 중얼거리는/이어지지 않는 생각들을 흙으로 돌려보냈어"라고 노래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밴드 공식 홈페이지 -
http://www.quruli.net

by 나녹 | 2008/01/20 02:28 | 음악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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